역사적으로 큰 성과를 이루어냈던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시대적인 흐름이 그들을 뒷받침 해주었다.
같은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도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달라진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를 보면,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처럼 시대의 전환점에서 정확히 기회를 포착한 사람들이 어떻게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는지 보여준다.
그들은 단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시대와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전환점에 서 있다.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도구가, 3차원 존재인 인간의 시간과 역량을 확장시킬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우리가 맞이한 시대적 흐름 중 가장 압도적인 물결은 바로 인공지능(AI)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건 단순히 AI 회사 창업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물론 창업이 좋은 선택일 수 있지만,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개인으로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AI 도구를 잘 다루고, 업무와 생활에 적절하게 접목하는 것만으로도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시간과 역량의 확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AI가 곧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AI가 모든 개발자를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업 혁명 당시 기계가 모든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언과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이런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계산기가 등장했다고 해서 사칙연산, 나아가 수학 공부가 필요 없어진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계산기와 컴퓨터는 단순 계산이나 수학적 검증을 도와줄 뿐, 오히려 수학이라는 학문은 이전보다 더욱 깊어지고 복잡해졌다.
마찬가지로 기계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해 인간의 일자리가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일자리는 더 다양해지고 한층 심오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AI가 인간의 업무를 완전히 대신하기보다, AI는 인간의 역량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AI가 도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AI는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AI가 스스로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AI는 자율적 결정을 내릴 수 없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뿐, 그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가 자율적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이유는 먼저 AI에게는 ‘주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주관이란, 자기 자신의 관점이나 생각, 감정에 따라 사물을 인식하거나 판단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 다시 말해 나 중심의 시각이다.
하지만 AI는 단지 입력된 데이터와 훈련 결과를 기반으로 출력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일 뿐이다.
AI는 인간이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관을 모사하는 것이지 직접 세계를 경험하고 스스로 견해를 쌓을 수 없다.
따라서 AI에게는 ‘왜 이렇게 판단했는가’에 대한 내면적 인식이나 주관적인 근거가 전혀 없다.
AI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두번째 이유는 AI는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로서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AI는 독립적인 인격체가 아니기 때문에 결정을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없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주식회사에도 법인격이 부여된 것처럼, 미래에는 AI에게도 법적 인격이 부여될 것이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AI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AI의 결정과 행동에 대한 책임은 결국 AI를 사용하는 인간이 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AI는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위치에 있고, 결국 인간 없이 온전히 동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AI는 인간의 특정 기능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특히 반복적이거나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 등에서 인간의 역할을 보완할 것이다.
결국 AI는 컴퓨터 기반의 시스템이고, 그것이 컴퓨터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인간은 본래 가진 창의력과 판단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AI와의 협업 속에서 더 높은 생산성과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AI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대체할까?
3차원 존재인 인간이 최대의 생산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간을 지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AI는 인간이 처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들을 비약적으로 단축시켜주는 방식으로 도움을 줄 것이다.
자료 조사나 콘텐츠 제작과 같이 반복적이고 대량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영역에서 AI의 위임이 가장 효과적이다.
반면, 인간은 AI가 수집하고 정리한 정보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다.
이런 협업 구조가 인간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에는 오히려 인간에게 더 높은 지적 능력이 요구된다.
과학자라면 과학 분야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해야 하고, 개발자라면 자신이 다루는 기술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내가 해당 분야를 잘 모른다면,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AI 시대에는 개발자가 되려면 오히려 더 치열하게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 한다.
따라서 AI 시대에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익히는 것이 필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역시 AI를 활용하면 기존의 학습 방식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결국 인간은 AI를 통해 학습하고, 동시에 AI를 이해하며, AI와 함께 일해야 한다.
그리고 개개인은 자신만의 AI 협업 방식을 새롭게 진화시켜 나가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AI와 함께하는 미래는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은 AI를 자신의 신체 일부처럼 완벽히 도구화하고 제어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실리콘 밸리 사람들은 컴퓨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해 21세기를 지배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신의 몸 밖에 지능을 장착한 3차원 인간이 새로운 시대의 신인류가 될 것이다.
3차원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확장하고 압도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미래가 도래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