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야근을 많이 할수록 잘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야근을 많이 하는 것이 열심히 일 하는 것은 맞을지 모르지만, 잘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개발자는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다.
개발자의 목표는 직접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효율적으로 많은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잘 할수록 높은 보수를 받는다.
왜냐하면 사람이 할 일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만듦으로써 인건비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조용한 퇴사 따위를 권하는 것이 아니다.
일이 즐겁고 업무에서 보람을 느낀다면 열심히 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 역시 개발이 너무 재밌어서 때때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야근을 하곤한다.
다만 모든 일을 몸빵으로 처리하지 말아야 한다.
흔히 말하는 비효율의 숙달화를 조심해야 한다.
가급적 정규 업무시간만 몰입해서 일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기 개발을 위해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아침 업무량을 산정한 후 목표만큼만 치열하게 일하고 칼퇴해야한다.
정규시간 만큼만 일 하는 이유는 무리하지 않기 위해서다.
진짜로 잘 하기 위해서는 항상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가끔 모든 에너지를 소모해서 집중해야 하는 순간들이 오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라고 생각하자.
매 경기마다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어 오는 것이 좋은 프로선수의 자질 중 하나다.
프로선수는 한 경기에서만 잘했다고 좋은 선수라고 평가 받지 않는다.
팀을 위해 부상 없이 한 시즌 내내 꾸준한 노력을 하는 선수일수록 감독과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개발자의 시합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평소에 에너지 관리를 잘 할수록 정규 업무시간에 더 몰입할 수 있다.
하루에 사용 가능한 에너지가 100이라고 하면, 회사에서는 70 정도만 사용하자.
나머지 30은 온전히 본인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꾸준히 공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 해야한다.
또 가족∙친구∙연인과의 시간, 취미활동 등을 위해 매일 적절하게 에너지를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발자의 공부 시간에는 주로 컴퓨터에게 일을 잘 시키는 법을 연마해야 한다.
다만 소프트 스킬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잊지말자.
하지만 주니어의 경우에는 단기간 몸빵을 경험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아니, 꼭 해봐야한다.
그 이유는 몸빵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깨닫기 위해서다.
만약 1년 이상 몸빵으로 일 하고 있다면, 문제라는 것을 빨리 인지해야 한다.
(주니어일수록) 1년 전의 생산성에 비해 현재의 생산성이 큰 변화가 없다면 심각한 문제다.
도구의 숙달 정도에 그치지 않고, 차원을 뛰어넘는 변화를 통해 지수적인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개발자로서 성장은 끊임없는 과제다.
지속적인 노력과 학습을 통해 높은 수준의 업무 효율성을 갖춰야한다.
몸빵 개발자에 머물지 말고, 항상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자. (끝)